Monday, November 11, 2013

Lake Henshaw 야영장에서 (2005.06.03)

Lake Henshaw 야영장에서 


밤 짐승 짖는 소리에
별들은 옅은 잠에서 깨어나고,
곤히 잠들었던 나의 동심은
불현듯 깨어나
옛 일을 되씹네.

저 먼 하늘 끝에서
불 지피는 이 있어
저토록
휘황한 불티가
밤마다 눈부실까.

저 불티같은 별들 사이로
창조주의 행진곡이 들린다.
승리의 나팔소리 요란하다.

저 별들은
모래알 같은 지혜를 뿌리는
창조주의 증인들이다.

별들은
저마다 눈빛이 다르다.
사랑하는 연인의 눈빛처럼
다소곳이
내 마음 그늘 진 곳에
싸래기 같은 빛을 흩뿌린다.
무르익은 모탁불이 흥겨울 만큼.

별빛과 노니는 이 순간
우주만상이 나의 친구,

꿈빛과 노니는 이 시간
나는 무아지경에 빠지고
별빛는 나와 노니며
스스로 무아지경에 빠지고,

저 아래 호수는
달 빛에 만취해 있고,

적막하게 깊은 밤에
어느 나그네
이국땅 야영장에서
외롭다고 넉두리하네.

야영장에서 I (2013.07.26)

야영장에서 I



옛 선비들 제자인양
풀벌레들 주경야독
곤한 잠 깨워놓고
제 잘난양 목청 돋구네.

지나가는 빗방울
하룻밤 신세 지자고
조심스레 텐트를 두드리고,

청하지 않은 옛추억은
언제 뒤따라 왔을꼬.

이래 저래 설친 잠자리
묵은 추억과
밤새워 정담이나 나눌까.




Lake Mono (2010.10.23)

Lake Mono에서



어두운 산길
굽이 굽이 맴돌아
Mono Lake 닿으니,

긴 밤 새워가며
소근
소근
전설을 들려 주던
그 많은 별들이
살며시 떠난 공허한 하늘.

새벽 보름달
Sierra 산봉을
호올로
구름타고 넘어려나.

석별이 서러운
여인의 소잔한 울음소리
호수 물결되어
잔잔히 밀려오네.

그 뜨거운 연정이
하늘을 붉게 태우는가.

밝아오는 동녁 저만큼
돌아오는 임의 발자욱 소리
정겨운 새소리 되었구나.



솔잎 하나 (1963.08.)

솔잎 하나



솔잎 하나
끝만 나게 꼬옥 쥐고서
임의 손을
몰래
몰래
찌르고픈 마음.

성내시면 어쩌나,
피나면 어쩌나.

살며시
놓여지는 
솔잎 하나